미국·유럽 면세 폐지로 SHEIN 성장에 제동, 상장 앞두고 역풍
규제와 벌금 리스크가 부담
중국발 온라인 쇼핑 대기업 SHEIN(쉬인)의 성장에 제동이 걸리고 있다. 미국과 유럽에서 소액 수입품 면세 조치가 잇따라 종료되면서 매출 증가 속도도 둔화했다. 규제 위반에 따른 거액의 벌금 리스크도 안고 있다.
중국 광둥성 광저우시에 있는 중소 봉제 공장이 밀집한 일대는 통칭 '쉬인촌'으로 불린다. 8월 중순 찾았을 때 현장에서는 까다로운 수주 환경을 보여주는 목소리가 잇따랐다.
'춘제 뒤에는 팀에 30명 넘게 있었지만, 지금은 절반 이하로 줄었다'. 쉬인의 하청 공장에서 일하는 남성은 이렇게 말했다. 수주량도 단가도 떨어지면서 동료 상당수가 직장을 떠났다고 한다. 티셔츠 1장을 봉제해 받는 보수는 2~3위안(약 50~70원)으로, 지난해보다 1위안 낮다.
소송과 벌금이 잇따라
쉬인은 저가와 유행을 접목한 의류로 젊은층을 끌어들이며 전 세계 이용자를 2억7000만명까지 늘렸다. 경쟁력의 원천은 중국어로 '샤오단콰이판'이라 불리는 생산 모델에 있다. 7500곳이 넘는 협력 공장에 사양과 납기를 지시하고, 완제품을 수거해 해외로 출하한다. 100~200벌의 소량 생산으로 시작해 판매가 좋으면 최단 5일 만에 추가 생산한다.
다만 이 모델은 급성장을 뒷받침하는 한편, 대량 폐기와 열악한 노동 환경, 지식재산권 침해에 대한 비판도 불러왔다. 프랑스는 9월에도 '초패스트패션'에 대해 상품 1점마다 벌금을 부과하는 규제를 시행한다.
블룸버그통신은 13일, 쉬인이 28일을 전후해 홍콩증권거래소에 상장할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한편 7월 26일 공개한 증권신고서에는 소송 관련 사안이 줄지어 있다.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 조사를 받고 있다는 점도 처음 공개하며, '거액의 벌금 지급을 부과받아 경영에 중대한 영향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고 적었다.
확인된 것만으로도 벌금 리스크는 총 300억엔에 이른다. 프랑스 개인정보보호 당국인 정보처리·자유 전국위원회(CNIL)는 2025년 9월, 부정하게 웹사이트 열람 기록 데이터를 수집한 혐의로 1억5000만유로(약 270억원)의 제재금을 부과했다. 다른 프랑스 당국도 벌금을 부과했다.
쉬인은 다투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지만, 유럽연합(EU) 집행기구인 유럽위원회와 아일랜드 데이터보호위원회(DPC)도 별도 사안으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박리다매 모델의 한계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쉬인은 극단적인 박리다매로 성장해 왔다. 25년 매출액 영업이익률은 4%로, 'ZARA(자라)'를 운영하는 인디텍스(26년 1월기, 20%)나 패스트리테일링(25년 8월기, 17%)에 크게 못 미친다.
26년 1~3월기 영업이익률은 3%로 더 떨어졌고, 발행된 우선주의 평가손실까지 더해져 최종 손익은 9900만달러(약 157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전환점의 한 요인으로는 소액 수입품 관세를 면제하는 '디미니미스 규칙'의 폐지가 꼽힌다. 쉬인은 이 규칙을 활용해 매출의 6할을 차지하는 미국·유럽향 수출을 확대해 왔지만, 25년 8월 이후 미국과 유럽에서 잇따라 폐지됐다.
영향은 크다. 먼저 디미니미스 규칙이 종료된 미국에서는 25년 매출이 24년 대비 3% 감소했고, 26년 1~3월은 전년 동기 대비 14% 줄었다. 관세를 판매가격에 전가할 수밖에 없어 수요가 꺾였다.
확대 전략에도 역풍
쉬인은 대응을 서두르고 있다. 전자상거래(EC) 플랫폼으로서 생활잡화 등 타사 제품을 취급해 수수료를 얻는 사업을 확대하고 있으며, 의류 판매보다 수익성이 높다. 해당 분야의 매출 비중은 23년 3%에서 26년 1~3월 14%로 상승했다.
그럼에도 투자자 평가는 냉정하다. 블룸버그는 10일 쉬인의 기업가치가 220억~250억달러라는 분석을 보도했다. 회사는 300억달러를 목표로 하고 있지만 아직 미치지 못하고 있다. 22년의 980억달러, 23년의 640억달러에서 크게 낮아졌다. 인디텍스의 시가총액 2100억달러, 패스트리테일링의 1600억달러와는 격차가 크다.
25년 11월에는 파리의 노포 백화점 BHV에 연 매장 철수도 결정됐다. 쉬인의 입점에 반발한 유력 브랜드들이 잇따라 철수하면서 백화점 경영이 악화했고, 운영사는 영업권을 내놓았다.
미국과 유럽 이외 지역에서도 저가를 무기로 삼는 중국계 EC에 대한 압박은 거세지고 있다. 쉬인이 숙원이던 상장을 성사시키더라도 성장을 지속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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