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실적에 힘입어 미·일 증시 반등세, TOPIX는 사상 최고치 근접
호실적이 넓히는 매수세
미국과 일본 증시는 기업 실적 개선을 호재로 반등을 시도하고 있다. 미국 기술주에서는 과잉 투자에 대한 경계가 누그러진 데다 인공지능(AI) 관련주 외의 호실적 종목으로도 자금이 향하고 있다. 다만 금리 상승과 인플레이션 재가열 위험은 남아 있어, 상승세의 지속성에는 여전히 불확실성이 있다.
10일 도쿄 증시에서 닛케이225지수는 전주 말 대비 1363엔 오른 6만6970엔에 거래를 마쳤고, 7월 29일 직전 저점에서 5500엔가량 회복했다. 더 많은 종목으로 구성되는 도쿄증권거래소 주가지수(TOPIX)도 5거래일 연속 상승하며 4100까지 올라 7월 6일의 사상 최고치 4101에 바짝 다가섰다. 개별 종목에서는 지난주 말 2027년 3월기 전망을 상향한 리크루트홀딩스 주가가 가격제한폭 상단까지 상승하며 상한가를 기록했다.
알리안츠 글로벌 인베스터스 재팬의 나카츠카 고지 최고투자책임자(CIO)는 AI 외에도 호실적을 단서로 한 매수세가 확산하고 있다고 본다. 기계와 공장 자동화(FA) 관련 업종에 대한 기대가 살아 있고, 중국 시장은 부진하더라도 AI 수요를 흡수한 기업들의 실적이 예상치를 웃도는 사례가 눈에 띈다는 설명이다.
미국에서도 실적이 버팀목
미국 증시는 8월 들어 되돌림에 나섰고, S&P500지수와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시장을 떠받치는 것은 미국에서도 강한 기업 실적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퀵·팩트셋에 따르면 S&P500 편입 종목 전체의 4월~6월기 주당순이익(EPS)은 전년 동기 대비 50% 증가할 전망으로, 1월~3월기의 29%에서 증가세가 가속된다. 시장 전망 기준으로는 2026년 연간 30% 증가, 2027년 10% 증가가 예상된다.
오카산증권의 마쓰모토 후미오 최고전략가는 데이터센터 등 AI 관련 설비투자의 긍정적 영향이 다른 업종으로도 번지기 시작했다고 지적한다. 미국 캐터필러는 데이터센터용 발전기와 건설기계 수요 증가를 흡수했다. 4월~6월기 미국 업종별로는 에너지의 이익 증가율이 가장 컸다. 중동 분쟁 장기화로 원유 가격이 급등하면서 엑손모빌 등 석유 대기업의 이익이 늘었다. 결제 대기업 비자도 매출과 이익이 모두 시장 예상치를 웃돌며 개인소비 관련 업종의 견조함을 보여줬다.
되돌림은 점차 마무리되는 모습
미국 대형 기술주의 실적은 AI 과잉 투자 우려를 되돌리는 재료이기도 했다. 상징적인 사례는 잉여현금흐름(FCF, 순현금수지)이 흑자를 유지할 전망을 제시한 마이크로소프트다. 이 회사의 10년 만기 회사채 수익률 스프레드는 7월 28일의 최근 고점 0.93%에서 8월 4일에 0.68%로 축소됐다.
노무라증권의 반 토요시 시니어 크레딧 애널리스트는 단기적으로 FCF가 마이너스가 되는 국면이 있더라도 막대한 데이터센터 투자는 결국 정점을 지날 것이며, 장기적으로는 AI 투자도 이익 기여가 기대된다고 보고 있어 재무 우려는 완화될 것으로 본다.
글로벌 증시의 반전은 레버리지를 활용한 AI·반도체주의 급등에 대한 되돌림이 일단락되는 국면과 맞물렸다. 한국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2배 움직임을 내도록 설계된 레버리지형 상장지수펀드(ETF)에 자금이 몰렸지만, 7월 들어 기술주가 하락세로 돌아서자 역방향 움직임이 강해졌다. 다만 최근에는 다소 진정되는 모습이며, 미국 골드만삭스의 티모시 모우 씨는 레버리지형 ETF의 운용자산 감소 등으로 현재 포지션이 예전보다 훨씬 정리된 상태라고 말했다.
EPFR 글로벌에 따르면 7월 30일~8월 5일 한 주 동안 미국 주식펀드로 95억 달러가 유입됐다. 6월 중순 이후에는 자금 유출 주간도 두드러졌지만, 최근에는 2주 연속 자금이 들어왔다.
남아 있는 금리와 인플레이션의 불씨
닛케이225지수는 10일 상승으로 6월 25일 최고치에서 최근 저점까지의 하락분의 절반을 되찾았다. 다만 AI·반도체 관련주에서 매수세가 어디까지 확산할지는 의견이 엇갈린다. 프랑스계 운용사 콤제스트자산운용의 리처드 K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운용 펀드에서 AI·반도체 관련주를 강세로 보고 있는 한편, 정부와 일본은행의 환시 개입으로 엔화 약세 흐름의 진정이 더 분명해지면 내수주로의 이동도 진전될 수 있다는 견해를 내놨다.
7일 발표된 7월 미국 고용통계가 부진하면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상 관측은 후퇴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최근 안정된 원유 가격이 다시 오르며 인플레이션 압력과 금리 상승으로 이어지지 않을지 살피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의 통항을 둘러싼 미국과 이란의 대립도 여전히 접점을 찾지 못한 상태이며, JP모건증권의 니시하라 리에 최고주식전략가는 협상 향배가 원유 가격을 통해 시장 심리에 영향을 미치기 쉽다고 본다.
미국 금리선물시장에서 형성된 가격을 바탕으로 정책금리 예상 확률을 산출하는 '페드워치'에서는 FRB가 다음 9월 15~16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동결할 확률이 고용 통계 발표 전 30%대에서 60%에 육박할 정도로 높아졌다. 다만 인플레이션 우려가 재점화되면 정책 운영은 복잡해질 수 있다. 알리안츠의 나카츠카 씨는 시장이 FRB의 일거수일투족에 민감하며, 통화정책의 향방은 불확실한 변수로서 주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미국 뱅크오브아메리카(BofA)가 산출하는 세계 위험자산에 대한 강세 심리를 측정하는 '불·베어 지표'는 6일 기준 9.7로, 2021년 이후 강세 수준으로 올라섰다. 8을 넘으면 극단적 강세로 매도 신호, 2를 밑돌면 극단적 약세로 매수 신호로 간주된다. BofA의 마이클 하트넷 씨는 여름철에는 위험자산 이탈이나 필수소비재 등 방어주로의 자금 이동이 나타나기 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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