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해협 재봉쇄 표명에 유가 81달러대, 중동 공급 불안 고조
호르무즈 해협 재봉쇄로 유가 상승
미국과 이란이 모두 호르무즈 해협의 재봉쇄를 주장하면서 중동산 에너지의 공급 정상화를 기대하던 시장 시나리오는 후퇴했다. 국제 원유 지표인 WTI(웨스트 텍사스 인터미디에이트) 선물은 14일 장중 한때 배럴당 81달러를 기록하며 1개월 만의 고점을 찍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3일 이란에 대한 해상 봉쇄를 재개하고,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으로부터 안전 확보 대가를 징수하겠다고 밝혔다. WTI 근월물인 8월물은 미국 시간대에 75달러 안팎에서 78달러대로 급등했고, 14일 아시아 시간대에도 추가 상승을 시도했다.
WTI가 80달러대에 올라선 것은 6월 17일 미국과 이란의 양해각서 서명 이후 처음이다. 공급 정상화 기대에 7월 2일에는 충돌 직전인 2월 27일 이후 수준인 67달러 안팎까지 떨어졌으나, 이후 20% 상승하며 장세 반전이 뚜렷해지고 있다.
라쿠텐증권경제연구소의 요시다 사토시 원자재 애널리스트는 미·이란 양측의 움직임에 대해 '재봉쇄는 단순히 양해각서 서명 전으로 되돌아갔다는 의미가 아니다. 전투 종결을 위한 협의를 하는 60일간 개방하기로 했던 호르무즈 해협이 다시 봉쇄되면서, 시장은 합의에 이르기 어려움을 다시 한 번 인식했다'고 지적했다.
미국은 7일 이란산 원유에 대한 제재 재개를 발표했다. 13일에는 한발 더 나아가 수출을 한층 제한하는 해상 봉쇄를 선언했다.
공급 압박과 가스값 급등
유럽 조사기관 케플러에 따르면 이란의 원유 수출은 6~12일 주간에 하루 154만 배럴로, 3개월 만의 고수준으로 회복했다. 미국이 처음으로 대이란 봉쇄를 실시한 4월 중순 이후 수출은 줄었고, 5월에는 아예 0이 되는 주도 있었다.
재봉쇄로 이란의 수출이 다시 감소하면 세계 원유 수급은 더욱 타이트해질 가능성이 크다. 수출이 어려워진 이란이 반발을 강화하고 무력 충돌이 격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남아 있다.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에 대한 요금 징수와 관련해서는, 트럼프가 제시한 운송 화물의 20% 상당액은 실현이 어렵다는 견해가 많다. 다만 미·이란 양측이 관리권을 놓고 다투는 구도가 되면서, 대립 격화의 재료로 받아들여졌다.
미국과 이란의 주장 차이가 뚜렷해지면서 양해각서 합의 이후 시장에 퍼졌던 낙관론은 식었다. 양해각서의 효력을 의문시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닛세이기초연구소의 우에노 다케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봉쇄 상태가 길어지면 세계 원유 재고 감소가 다시 의식될 것이다. 1~2주 안에 협의 재개의 조짐이 보이는지가 중요해진다'고 말했다.
유럽 천연가스 가격도 급등했다. 기준지표인 네덜란드 TTF의 차월물은 13일 장중 한때 메가와트시당 51.50유로로, 전주말 종가 대비 5.6% 상승했다. 이는 미·이란 간 양해각서 합의 전인 5월 20일 이후 약 2개월 만의 고점 수준이다.
케플러에 따르면 이란의 상선 3척 공격과 그에 이어진 미·이란 군사 충돌이 있었던 12일 이후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지 않았다. 케플러의 가타야마 고 프린시펄 애널리스트는 '중동 정세의 긴박화와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LNG 공급 리스크에 대한 경계감이 가스 가격의 최대 상승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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