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이란 공방으로 금리 상승, 일본 10년물 국채가 2.9%
미국과 이란의 공격 공방을 계기로 세계 금리가 다시 상승하고 있다. 유가 상승으로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면서 미국 장기금리는 한때 5월 하순 이후 수준까지 올랐다. 일본에서도 재정 불안이 겹치며 장기금리는 약 30년 만에 2.9%를 기록해 기준선인 3%에 바짝 다가섰다.
국내 채권시장에 매도 압력
9일 일본 채권시장에서 장기금리의 지표가 되는 신규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한때 전일 대비 0.035% 높은 2.9%를 기록했다. 1996년 9월 이후 최고 수준으로, 국채 매도에 따른 금리 상승이 가속하고 있다.
국내 증권사의 채권 딜러는 '사려고 준비하는 사람도 있지만, 자신이 가장 먼저 나서고 싶지 않다는 분위기가 있다'고 말해 매수하기 어려운 상황을 인정했다.
중동 정세로 유가 상승 가속
금리 상승의 발단은 미국과 이란 관계 악화다. 이란이 호르무즈해협 상선을 공격했다고 미국 중앙군이 보복 공격을 단행하면서 6월 이후 확산됐던 전투 종결 기대는 후퇴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 이란과의 휴전이 '이미 끝났다'고 밝히면서 시장의 비관론은 한층 더 강해졌다. 에너지 운송 정상화가 멀어질 것이라는 관측에 유가가 오르며 세계 시장에서 인플레이션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SBI증권의 도케 에이지 수석 채권전략가는 '인플레이션에 더해 군사비 팽창으로 재정이 악화될 것이라고 반영되면서 세계적인 금리 상승으로 이어졌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미국 중앙군의 대이란 공격 소식이 전해진 7일부터 상승해 8일에는 6월 말 대비 0.2% 높은 4%대 후반까지 올랐다. 장기금리 상승은 유럽에도 파급돼 영국 국채는 8일 전일 대비 약 0.1% 오르며 5%에 근접했다. 독일 국채도 기준선인 3%를 넘어 5월 하순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연준 금리인상 관측도 부상
미 연방준비제도(FRB)의 금리인상 관측도 강해지고 있다. 도케 씨는 '인플레이션 재점화 재료가 나오면서 시장이 앞서 반응했다'고 보고 있다.
미국 금리선물 동향을 바탕으로 시장의 정책금리 전망을 보여주는 '페드워치'에 따르면 9월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까지 최소 한 차례 금리인상을 예상하는 비율은 현재 60%로, 1주일 전 50%에서 높아졌다.
일본 시장에서는 해외 요인에 더해 국내 상승 압력도 겹치고 있다. 6월 말 공표된 '경제재정운영과 개혁의 기본방침(골태 방침)' 초안을 계기로 재정건전화나 일본은행의 금리인상이 지연되면 오히려 급격한 금리 상승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경계감이 퍼졌다. 채권 가격은 하락하고 금리는 상승 흐름을 강화했다.
초안을 둘러싼 채권 매도는 '골태 쇼크'로도 불렸다. 다시 유가가 오르고 물가 상승이 이어지면 추가 보정예산에 대한 경계도 커질 수 있다.
시장 관계자들 사이에는 보정예산안 논의 과정에서 장기금리가 5월 급등했던 기억이 남아 있다.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는 호르무즈해협 봉쇄 등을 계기로 물가 상승 대책으로 보정예산 편성을 지시했다.
다이도생명보험의 오타니 무네히로 운용기획과장은 '정권은 상시적인 보정예산에 의존하지 않겠다고 하지만, 편성에 나서면 5월과 같은 움직임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미즈호증권의 탄지 린도 수석 채권전략가도 '중동 혼란이 장기화되고 가을에 보정예산을 만들거나 1달러=170엔까지 엔화 약세가 진행되는 전개가 되면 장기금리는 3.5%를 기록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요코하마은행의 마쓰모토 도오 시장영업부장은 '3% 수준에서 소액 매수 주문은 들어오지만 뚜렷한 매수자는 없다. 3%에 머문다는 이미지는 갖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글이 도움이 되셨다면 공유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