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란의 공방 계속돼 호르무즈해협 정상화 전망 안 보여
미국과 이란의 공격 공방이 다시 격화하면서 호르무즈해협의 항행 정상화는 내다보기 어려운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9일 요르단 주둔 미군 기지에 탄도미사일 10발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이란 매체가 전했다. 8일 미군 공격에 대한 보복으로 보이며, 공방이 언제 수습될지는 정해지지 않았다.
통항 경로 둘러싼 대립
보복의 연쇄를 길게 끄는 요인 가운데 하나는 이란에 가까운 북쪽 경로와 오만 연안을 지나는 남쪽 경로라는 두 개의 항로가 있다는 점이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9일 상선이 남쪽 경로를 통과하는 것을 미군이 지원한 것이 이란의 반발을 불렀다고 보도했다.
미국과 이란이 양해각서를 교환한 뒤 국제해사기구(IMO)는 오만과 협력해 호르무즈해협에 탈출 회랑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많은 선박이 오만 연안에 더 가까운 남쪽 경로로 몰렸고, 북쪽 경로를 사용할 것을 요구하는 이란 혁명수비대 등이 강하게 반발했다.
이 양해각서는 60일 한시 조치로, 호르무즈해협의 안전한 항행을 내걸고 있다. 다만 누가 어떻게 항행을 관리하는지와 같은 세부 내용은 여전히 모호하다. 이란에 해협 관리권이 있다는 주장을 허용할 여지도 남겨두고 있다.
선박 정보 사이트 마린트래픽에 따르면 호르무즈해협에서는 6일 북쪽 경로와 남쪽 경로를 모두 통과하는 선박이 확인됐다. 다만 남쪽 경로 부근에서는 7일 이란이 카타르 유조선 등 3척을 공격했다.
WSJ은 미군이 최근 수주간 남쪽 경로를 비공개로 통과하는 선박의 항행을 지원해 왔다고 전했다. 밤에 선박자동식별장치(AIS)를 끄고 항행하며 미 해군 함정이 실시간으로 무선을 통해 선주 측과 연락했다고 한다. 적어도 125척이 이 방식으로 해협을 통과했지만 이란은 이에 반발했다. 페르시아만해협청은 지정 항로 이외를 지나는 선박의 안전은 보장하지 않는다고 경고해 왔으며, 실제로 3척이 표적이 됐다.
7일에는 남쪽 경로로 항해하려던 선박에 대해 이란 측이 '우리의 미사일과 드론 공격 준비가 완료됐다'고 무선으로 경고했다고 한다. 마린트래픽에 따르면 7일 남쪽 경로를 이용하는 선박은 줄었다. 8일에는 미군이 이틀 연속 이란에 대한 공격에 나섰고, 현지시간 밤부터 새벽 사이에는 많은 선박이 AIS를 끄고 존재를 숨기는 움직임도 확인됐다.
정상화 전망 후퇴
오만 연안의 남쪽 경로를 이용하는 선박에는 앞으로도 공격 위험이 따라붙는다. 이란의 칼리바프 국회의장은 9일 X(옛 트위터)에 '미국은 아직 배우지 못했다. 호르무즈해협은 이란의 결정에 따라 개방된다. 미국의 위협이 아니다'라고 적었다.
미국 매체 악시오스는 미 당국자를 인용해 이란이 상선 공격을 계속할지 여부에 따라 공방은 1~2일 안에 끝날 가능성도 있는 반면, 한 달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미 당국자에 따르면 최근 수주간 수백 척의 유조선이 호르무즈해협을 떠났기 때문에 충돌이 격화되더라도 즉각 유가 급등으로 이어질지는 확실하지 않다는 시각이 백악관 안에 있다고 한다.
유럽 조사기관 케플러는 9일 X에 올린 글에서 '호르무즈해협의 전망은 더 취약해졌다'고 지적했다. 원유 유조선은 통과를 계속하고 있지만 상선에 대한 공격과 미군의 보복 조치가 겹치며 정상화에 대한 기대는 후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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