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대법원, 트럼프의 출생지주의 수정령 위헌 판단
대법원, 출생지주의 수정령 위헌 판단
미 연방대법원은 30일 미국에서 태어난 자녀에게 자동으로 미국 국적을 부여하는 출생지주의 수정을 명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통령령에 대해 위헌이라는 판단을 내렸다.
대법원의 이번 판단은 트럼프 대통령이 핵심 정책 중 하나로 내세우는 이민 규제에 타격이 될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SNS 등을 통해 합헌 판단을 요구하며 압박했고, 4월 구두변론에도 현직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참석했다.
수정헌법 14조 적용 확인
수정헌법 14조는 미국에서 태어나거나 귀화했으며 미국의 사법권에 속하는 사람을 미국 시민으로 규정하고 있다. 대법원은 불법 또는 일시적으로 미국 내에 있는 부모 아래서 태어난 자녀도 이 요건에 해당한다며, 수정헌법 14조에 따라 미국 시민이라고 지적했다.
로버츠 대법원장은 판결문에서 시민권은 '권리를 가질 권리'라고 한 뒤, 수정헌법 14조의 기초자들은 그 약속을 '이 땅에서 태어난 모든 사람'에게 넓혔다고 적었다. 그는 '우리는 오늘 그 약속을 지킨다'고도 말했다.
대통령령 배경과 파장
트럼프 대통령은 2025년 1월 미국 내에서 자녀가 태어나더라도 아버지가 미국 국적이나 영주권을 갖고 있지 않고 어머니가 불법 체류 중이거나 비자로 일시 체류 중이면 미국 국적을 부여하지 않는 내용의 대통령령에 서명했다. 불법 이민 대책에 더해 중국 등을 염두에 둔 원정출산 억제가 목적이었다.
시민단체 등은 이를 위헌이라며 소송을 제기했고, 하급심은 대통령령 집행을 중단시켰다. 행정부는 이에 불복해 상소했다. 이번 판단은 유학이나 주재 등으로 미국에 체류하던 중 출산하는 일본인에게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SNS 게시글에서 이번 판단을 '미국에 매우 좋지 않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의회가 입법으로 출생지주의를 쉽게 수정할 수 있다고 주장하며 즉시 절차를 시작하라고 요구했다.
보수 성향 대법관들 의견 갈려
한편 보수 성향의 토머스, 알리토, 고서치 대법관은 대통령령이 위헌이 아니라고 하며 반대 의견을 냈다. 캐버노 대법관도 헌법에 반하지 않는다는 견해를 보였지만, 1952년 제정된 이민법에 어긋나 무효라고 했다.
캐버노 대법관은 의회가 불법 체류나 일시 체류 부모의 자녀를 출생지주의 예외로 하는 법 개정이나 새 법률을 제정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대법원은 1898년 판결에서 미국에서 태어난 중국 이민자의 자녀에게 미국 국적을 인정했으며, 이후 미국에서는 100년 넘게 출생지주의가 유지돼 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14조가 당시 해방된 노예와 그 자녀에게 국적을 부여하기 위해 마련된 것이며, 불법 이민자의 자녀는 대상이 아니라고 주장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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