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관련주가 주도, 닛케이평균 사상 첫 7만2000엔대
도쿄 증시에서 닛케이평균주가는 22일 전주 말 대비 1398엔41전(1.96%) 오른 7만2648엔47전으로 마감했다. 상승 폭은 한때 1500엔에 육박했고, 처음으로 7만2000엔대를 넘어섰다. AI 관련주의 강세에 더해 정부의 민관 투자 개요가 드러난 점도 매수세를 자극했고, 투자자들은 AI가 가져올 ‘제4차 산업혁명’을 의식하기 시작했다.
AI 관련주에 매수
전주 말인 19일은 미국이 준틴스(노예해방기념일) 공휴일로 휴장했다. 유럽에서는 영국 FTSE100종 종합주가지수와 독일 주가지수(DAX) 등 주요 주가지수가 대체로 하락했지만, 닛케이평균은 장 시작 직후 하락한 뒤 곧바로 상승세로 돌아서 19일 장중 최고치였던 7만1952엔을 웃돌았다.
상승을 이끈 것은 AI를 이용해 로봇 등을 자율적으로 움직이게 하는 피지컬 AI 관련 종목이었다. 대표주로 꼽히는 산업용 로봇 세계 최대업체 파낙은 한때 9% 올랐고, 역시 인기가 높은 야스카와전기는 11% 상승했다. 로봇 관절에 쓰이는 정밀감속기를 만드는 나브테스코와 하모닉 드라이브 시스템즈도 나란히 큰 폭으로 뛰며, 최근 상승 탄력이 둔화됐던 피지컬 AI 종목에 다시 매수세가 몰렸다.
코모ンズ투신의 이이 데츠로 사장은 'AI 혁명은 ‘제4차 산업혁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미국 하이퍼스케일러(대형 클라우드 사업자)의 대규모 투자가 이어지는 가운데, 혜택을 받는 기업들의 실적에는 강한 순풍이 불 것'이라고 지적했다. AI로의 자금 유입은 일시적 유행에 그치지 않는다는 견해가 확산하고 있다.
정책 기대와 수급 개선
산업혁명을 돌아보면, 18세기 말 이후 수력과 증기기관에 의한 제1차 산업혁명, 20세기 초 전력을 활용한 대량생산의 제2차 산업혁명, 1970년대 초부터 확산한 전자공학과 정보기술에 의한 자동화를 축으로 한 제3차 산업혁명이 있었다. 이번 AI는 그 다음 변혁이 될 것이라는 기대가 시장에서 커지고 있다.
인터넷 시대에는 미국 엔비디아와 미국 애플 등 거대 기술기업군 ‘매그니피센트7’이 부상했지만, 일본 기업은 그 흐름을 온전히 타지 못했다. 다만 이번에는 일본에도 큰 사업 기회가 있다는 시각이 두드러진다. 이이 사장은 'AI 보급에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양면의 혁신이 필요하고, 하드웨어의 저변이 넓은 일본 제조업이 주목받게 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일본 정부는 AI를 염두에 둔 성장투자에 적극적이며, 시장 관계자들은 동향을 주시하고 있다. 22일에도 정부가 성장전략에 담는 전략 17개 분야에 대한 민관 투자의 전모가 밝혀졌다는 보도가 매수세를 가속한 측면이 있다. 20일자 니혼게이자이신문 조간은 피지컬 AI에 민관이 2040회계연도까지 10조5000억엔을 투입한다고 보도했다. 전 분야의 민관 투자 총액은 370조엔 초과를 목표로 내걸었다.
미쓰비시UFJ모건스탠리증권의 오니시 고헤이 상급 투자전략연구원은 '구체적인 투자 금액이 드러났다. AI 공급망(서플라이체인) 가운데 일본이 존재감을 발휘할 수 있는 분야에 정부가 주력한다는 자세도 제시돼 정책 기대가 높아졌다'고 말했다.
배당 재투자도 순풍
국내에서는 주주총회 시즌을 맞아 이 시기 특유의 배당 재투자에 따른 수급 개선을 기대하는 움직임도 주가 상승을 뒷받침했다. 필립증권의 마스자와 다케히코 주식부 트레이딩 헤드 추산에 따르면, 도쿄증권거래소 주가지수(TOPIX) 구성 기업이 주주총회 시즌인 5월 하순부터 6월 말까지 지급하는 배당 총액은 약 12조5400억엔에 이른다.
기업은 일반적으로 주주총회에서 이익처분안을 결의하고, 총회 후 주주에게 배당금을 지급한다. 특히 주주총회가 집중되는 6월 하순에는 지급액이 불어나며, 22일부터 30일까지 7조6600억엔이 지급될 전망이다.
연금기금 등 지수연동형 패시브 투자자는 3월 말 배당락 시점에 미수 배당분을 선물 매수로 재투자한 것으로 여겨진다. 반면 액티브 운용과 개인투자자는 실제로 배당금을 받는 국면에서 재투자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기업의 주주환원 강화로 배당은 증가 추세에 있어 수급 개선에 대한 기대가 작용하기 쉽다.
닛케이평균이 이대로 상승 마감하면 2023년 8월 하순~9월 상순 이후 8거래일 연속 상승이 된다. 미쓰비시모건의 오니시 씨는 '과열감은 있지만 AI를 중심으로 실적 확대의 확실성은 높고, 큰 매도 재료가 보이지 않는다'고 본다. 주가 상승에 뒤처질 수 있다는 경계감, 이른바 FOMO(Fear Of Missing Out) 때문에 매수에 나서는 투자자도 많을 것으로 보여, 당분간 상승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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