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전 급성장, 우크라이나 전쟁서 각국이 군사기술 흡수
우크라이나 전쟁은 무기 개발과 전술 변화를 한층 더 빠르게 하고 있다. 드론과 전자전을 축으로 한 무인전이 확산되며, 각국은 전장에서 얻은 지식을 자국 방위력 강화에 반영하려 하고 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바꾼 전장
제1차 세계대전에서는 전차, 제2차 세계대전에서는 레이더와 암호 해독이 전세를 좌우했다. 이번 우크라이나 전쟁에서도 값싼 드론이 전차와 함정 파괴에 쓰이며 전쟁의 상식을 바꾸고 있다. 러시아도 마찬가지로 드론을 대량 투입하면서 무인전 확대는 군사혁명에 가까운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에스토니아 연습에서 배우는 최신 전훈
러시아와 가까운 발트 3국은 이런 변화를 주시하는 대표 사례다. 5월 14일 취재한 에스토니아의 합동 군사훈련 'Spring Storm(봄의 폭풍)'에는 미국, 영국, 프랑스 등 10여개국이 참여해 드론을 활용한 정찰과 공격 훈련을 진행했다. 러시아의 통신 무단 접근을 경계해 참가자들에게는 스마트폰 전원을 끄도록 요청됐다.
훈련에는 우크라이나군도 초청돼 무인전의 최신 기술을 공유했다. 지휘를 맡은 에스토니아군 칼무스 대령은 드론과 전자전 분야에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에 뒤처져 있으며, 서둘러 따라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싱크탱크 '스테이트 워치'에 따르면 같은 나라의 드론 생산량은 2022년 약 1200기에서 24년 약 170만기로 늘어나 약 1400배 증가했다. 러시아도 24년 생산 목표를 140만기로 상향했다.
북한과 중국으로도 확산되는 파장
전장의 변화는 주변국으로도 번지고 있다. 제3국 가운데 유일하게 러시아의 파병 지원을 계속하는 북한은 지금까지 병력 1만여명을 투입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2만5000~3만명을 추가 파견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북한은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최첨단 전투를 직접 배울 수 있는 데다 러시아로부터 드론과 전자전, 정찰위성, 미사일 기술 지원을 받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국 정보기관 등의 분석에 따르면 북한이 여러 대의 드론을 동시에 조종하는 능력과 전자무기로 적기를 공격하는 역량을 높일 우려가 있다. 탄도미사일 'KN23'도 러시아 측에 제공한 것으로 전해졌으며, 실사격 데이터가 공유되면 명중률 개선으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 사사카와 평화재단의 이신애 연구원은 북한군이 각국보다 앞서 러시아의 전투 방식을 흡수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으며, 아시아 안보에 큰 위협이라고 지적한다.
러시아의 훈련은 중국에도 미친다. 우크라이나의 키이우 포스트는 25년 6월 러시아군이 같은 해 말까지 약 600명의 중국군 관계자를 받아 훈련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중국군도 지난해 하반기 러시아군 관계자를 비밀리에 초청해 중국 내에서 훈련을 실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은 원래 드론 생산에서 세계 최대급 존재이며, 올해 3월에는 100기 가까운 드론을 연계하는 무인 시스템 '아틀라스'의 실증 실험을 공개했다.
일본과 한국에 남은 과제
우크라이나에서 전쟁의 형태가 바뀌더라도 러시아의 침략이 언제 끝날지는 가늠하기 어렵다. 전장에서는 앞으로도 군사기술 혁신이 이어질 것이고, 미국과 유럽, 중국과 북한이 이를 학습하는 구도도 당분간 바뀌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한편 일본과 한국은 우크라이나군에 대한 직접 지원을 본격화하지 않았고, 미국과 유럽에 비해 안보 분야 교류도 제한적이다. 다만 민간 차원에서 드론 기술 협력을 추진할 여지는 있다. 우크라이나를 단순한 지원 대상으로 두지 말고 군사적 지식을 배우는 대상으로 다시 규정하는 것이 두 나라에 요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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