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의 조만장자 머스크, 자산 1조 달러 넘어
머스크, 순자산 1조 달러 넘어
미국 기업가 일론 머스크의 순자산이 12일 세계에서 처음으로 1조 달러(약 160조원)를 넘어섰다. 새로 상장한 미국 스페이스X의 주가가 공모가를 웃도는 흐름을 이어가며 자산가치 상승을 이끌었다.
스페이스X 상장으로 자산 증가
미 시사주간지 포브스의 부호 순위에서 머스크의 순자산은 한때 1조1000억 달러에 달했다. 머스크는 스페이스X 지분의 약 40%를 보유하고 있으며, 순자산의 절반 이상을 이 회사 주식이 차지한다. 주가 상승이 자산 증가로 직결되는 구조다.
미국 오라클 창업자 래리 엘리슨 회장에게 한때 선두를 내준 2025년 가을 이후에도 세계 1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최근 1년간 자산은 약 3배로 불어났고, 12일 기준으로는 2~5위인 미국 구글, 미국 아마존닷컴, 오라클 창업자의 자산 합계를 한 사람만으로 넘어섰다.
규모는 일본 예산을 웃돌아
1조 달러는 2026년도 일본 국가예산에 해당하는 일반회계 총액 122.3조엔을 웃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RB)가 조사한 미국의 2022년 가계 순자산 중앙값 약 19만3000달러와 비교하면 500만배를 넘는다.
역사적으로도 압도적인 부다. 미국 하버드대 비즈니스스쿨의 톰 니컬러스 교수 등에 따르면 석유왕 존 록펠러의 순자산은 1937년 당시 미국 GDP의 1.5%에 해당해 오랫동안 사상 최고로 여겨져 왔다. 현재 머스크의 순자산은 미국 GDP의 3%에 해당한다.
정치적 영향력 비판 커져
머스크는 막대한 자산을 바탕으로 정치와 사회에 대한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는 이유로 비판도 받고 있다. 2024년 미국 대선에서는 약 3억달러를 투입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당선을 도왔다. 한때는 행정부에도 합류했다.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도 공화당 후보들을 지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22년 인수한 X(옛 트위터)를 통해 유럽에서도 우파 세력을 지지하고 있다.
다만 머스크의 순자산 대부분은 스페이스X와 전기차(EV) 대기업 테슬라 주식으로, 즉시 현금화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스페이스X 주식에는 상장 후 약 1년간의 매각 제한 기간이 있다. 머스크가 스페이스X나 테슬라 주식을 처분할 경우 주가가 크게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
뉴욕서 엇갈린 반응
세계 최초의 ‘조만장자’가 된 머스크에 대한 평가는 엇갈리고 있다. 뉴욕시에서는 12일 스페이스X 상장에 반대하는 시위가 열렸다.
상장 기념 파티를 이날 밤 열 예정인 미국 최대 은행 JP모건체이스 본사 앞에서는 약 20명이 ‘일론을 멈춰라’, ‘조만장자는 필요 없다’고 적힌 현수막을 내걸고 ‘스페이스X는 최악이다’ 등이라고 외쳤다.
시위를 이끈 조너선 웨스틴은 스페이스X의 기업가치가 과대평가돼 있다고 지적했다. 머스크에 대해서도 ‘부적절한 언행이 많고 강한 편견을 갖고 있다. 그 같은 인물에게 경제적 힘이 집중되는 것은 비정상적이다’라고 비판했다.
반면 사업가로서의 수완을 높이 평가하는 목소리도 있다. 뉴욕의 금융기관에 근무하는 개인투자자 세이호 씨(30대)는 스페이스X를 ‘보는 것만으로도 정말 즐겁고 성공한 기업’이라고 말하며 점심시간을 앞당겨 나스닥 앞에 달려왔다. 그는 ‘2013년께부터 봐왔지만 당시에는 재사용 가능한 로켓이 없었다. 지금은 정기적으로 발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스페이스X 주식을 보유한 하이그 엘미지언(23)은 상장의 향방을 나스닥 앞에서 지켜봤다. 그는 ‘세상은 들떠 있지만 현재 주가는 비싸다’고 차분히 받아들이며 ‘과열이 정점에 달하면 수습이 어려워진다. 지금이 반환점쯤 아닐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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