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외환보유액에서 금 비중 27%로 미 국채 상회
중앙은행 외환보유액에서 금이 미 국채를 역전
2025년 전 세계 중앙은행의 외환보유액에서 금 비중이 27%로 올라 약 30년 만에 미 국채를 웃돈 것으로 2일 알려졌다. 중국과 인도 등이 미국의 영향력을 의식해 미국 자산 의존도를 낮추고 있는 점이 배경으로 꼽힌다.
ECB가 공개
유럽중앙은행(ECB)이 이날 공표했다. 미 국채 비중은 23년 26%에서 22%로 낮아졌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금이 미 국채를 웃돈 것은 1996년 이후 처음이다.
각국 중앙은행은 유동성이 높은 안전자산인 미 국채를 중심으로 미국 달러 표시 자산을 준비자산의 축으로 삼아왔다. 미국 달러 표시 자산은 여전히 전체의 약 4할을 차지하지만, 비중은 해마다 낮아지고 있다.
미 재무부 자료에 따르면 3월 말 기준 미 국채 발행 잔액은 30.8조 달러였다. 이 가운데 세계 각국 중앙은행과 기관투자가 등이 보유한 미 국채는 9.3조 달러로 전체의 30.3%였다. 이는 25년 1월 말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정점이던 2008년의 거의 절반으로 줄었다.
25년 4월~26년 3월 매매 동향에서는 중국이 총 1400억 달러(약 22조원)를 순매도해 가장 큰 매도 주체였다. 인도와 브라질 등 글로벌 사우스의 대국들도 순매도가 두드러졌다.
제재와 재정 우려가 금 선호 배경
준비자산에서 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23년 말 16%에서 25년 말 27%까지 확대됐다. 각국이 미국 자산 집중을 재검토하고 있는 점이 크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미국이 러시아의 달러 표시 자산을 동결하는 등 금융제재의 효력을 직접 확인한 점도 경계심을 키웠다.
미국 재정 악화에 대한 우려도 있다. 장기금리의 기준이 되는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2월 말 3.9% 안팎에서 3월 말에는 4.3% 수준까지 올랐다. 미국 자산운용사 캐피털그룹은 '트럼프 미 행정부에 재정적자 억제가 우선순위가 아니라는 점이 분명해질수록 미국의 채무 지속 가능성과 달러 강세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고 지적했다.
금은 25년 가격이 60% 상승해 명목 보유량을 끌어올렸다. ECB는 '다른 주요 통화에 비해 가격 변동성이 크고 물리적 보관 비용도 있다'면서도, 중국과 폴란드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높은 지역의 중앙은행들이 헤지 목적으로 매입을 늘리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미 국채 이탈은 앞으로도 이어질 전망
세계적인 미 국채 이탈은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캐피털그룹이 2~3월 실시한 기관투자가 조사에서는 향후 미 국채의 안전자산 지위가 낮아질 것으로 보는 투자자가 72%에 달했다. 반면 신뢰가 낮아지지 않을 것이라고 답한 비율은 27%였다.
유럽 최대 연기금인 네덜란드 ABP는 지난해 3월 이후 미 국채 보유액을 줄여왔다. 12월 말 기준 보유액은 149억 유로(약 2.8조원)로, 지난해 3월 말보다 거의 절반 감소했다. 덴마크 연기금 아카데미커 펜션은 올해 1월, 1월 말까지 미 국채 보유액을 1억 달러 줄일 계획을 밝혔다.
북유럽 연기금 업계의 투자 책임자들은 로이터통신에 미국 외교정책의 불확실성과 부채 수준 상승을 배경으로 달러와 미 국채 보유를 위험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캐나다 공적연기금 온타리오 투자관리공사(IMCO)의 바트 클라크 최고경영자(CEO)는 주식시장 혼란에 대비해 미 국채를 보유해왔지만, 인플레이션 리스크 확대와 미국 재정정책의 불확실성으로 신뢰성이 낮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만기별 채권과 물가연동채, 통화 분산을 검토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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