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이란 협상, 핵 문제와 호르무즈 해협 둘러싼 줄다리기 지속
파키스탄 중재로 협상 속도 붙나
미국과 이란의 전쟁 종결을 위한 협상을 둘러싸고 양측의 줄다리기가 이어지고 있다. 이란 학생통신은 21일 양국의 간극이 어느 정도 좁혀졌지만, 미국이 '전쟁에 대한 유혹'을 버리지 않으면 더는 진전이 없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란은 중재국 파키스탄을 통해 전달받은 미국의 제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란 고위 당국자는 21일 양측의 거리는 줄었지만 우라늄 농축과 호르무즈 해협 관리 문제에서는 여전히 교착 상태라고 말했다. 핵 개발 문제를 지렛대로 미국의 양보를 끌어내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1일 협상에서 이란 측을 배려할 의향이 있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지금 막 협상 중이다. 어떻게 되는지 보자'고 답하며 협의가 막바지에 이르렀다는 인식을 드러냈다. 이란 매체에 따르면 파키스탄 군 수장인 아심 무니르 육군참모총장이 조만간 이란을 방문할 예정으로, 보다 구체적인 조율이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 20일에는 파키스탄의 나크비 내무장관이 이란의 마수드 페제시키안 대통령과 만나 미국과 이란의 최근 정세를 놓고 의견을 나눴다.
핵심 쟁점은 고농축 우라늄
협상의 초점은 이란의 핵 개발 문제다. 특히 이란 내부에 있는 고농축 우라늄의 처리 방식을 둘러싼 대립이 계속되고 있다. 미국은 핵무기로 전용할 수 있는 고농축 우라늄을 해외로 반출하라고 요구해 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21일 '우리는 그것을 확보할 것이다. 그들이 갖게 둘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반면 이란 측은 국내에서 희석하는 방안을 제시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통신은 21일 최고지도자 모지타바 하메네이가 고농축 우라늄을 국외로 반출하지 말라고 지시했다고 이란 고위 당국자 2명의 말을 인용해 전했다. 하메네이는 4월 말 성명에서 '이란 국민은 핵과 미사일 기술을 국가 자산으로 본다'고 설명한 바 있다.
하메네이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부상한 것으로 전해진 뒤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다만 4월에는 회복 중이며 미국과의 협상에 관여하고 있다고 보도됐다. 5월 들어서는 페제시키안 대통령이 그를 면담했다는 등 그의 근황을 전하는 보도가 늘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 관리 강화도 추진
이란은 핵 문제에서는 양보하지 않겠다는 태도를 보이면서도 실질적으로 장악한 호르무즈 해협에서는 통항을 관리하는 체계를 정비하고 있다. 해협 통항을 관리하기 위해 이란이 설립한 페르시아만 해협청(PGSA)은 20일 관리 구역을 표시한 지도를 SNS에 공개했다.
지도는 서쪽 경계를 이란의 케슘섬 끝단과 아랍에미리트(UAE) 북부 움알카이와인을 잇는 선으로, 남쪽 경계를 이란의 모바라크산과 UAE 동부 푸자이라를 잇는 선으로 설정했다. 푸자이라는 UAE 원유 선적의 핵심 거점이다. PGSA는 해협을 통과하려면 이란 당국과 조율이 필요하며, 허가 없는 통항은 불법이라고 설명했다.
마르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21일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통항료를 징수하는 것은 '완전히 불법'이라고 기자들에게 말했다. 중국도 징수에 반대하고 있다며 '전 세계 어디에도 통항료 제도를 지지하는 나라는 없다'고 강조했다. 이란이 이 방침을 밀어붙이면 합의는 어려워질 수 있다는 견해도 내놨다. 트럼프 대통령도 같은 날 징수에 대해 '바람직하지 않다. 그곳은 국제 항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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