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통항 급감에도 수요 둔화·미국 재고 급증에 국제유가 보합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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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는 호르무즈 해협 통항 둔화에 따른 공급 차질 우려와 수요 위축 신호, 미국 원유 재고 급증이 맞서면서 17일 아시아 거래 시간대 초반 큰 변동 없이 움직였다. 공개된 지연 시세에 따르면 2026년 9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선물은 한국시간 17일 오전 10시 7분 배럴당 82.07달러, 2026년 10월물 브렌트유 선물은 오전 10시 8분 배럴당 88.45달러였다.

단기 수급은 이례적으로 빠듯하지만, 이를 움직이는 요인은 상반된다. 걸프 지역 원유 흐름 제한과 재고 여력 축소는 유가를 지지하는 반면, 소비 전망 악화와 중국 정제 활동 둔화, 미국 원유 재고의 큰 폭 증가는 상승 폭을 제한한다. 시장의 핵심 변수는 걸프 지역 해상 운송과 가동 중단 생산량이 얼마나 빠르게 회복될지다.

최근 원유 시장 동향

호르무즈 해협 통항 급감에도 제한적인 가격 반응

로이터에 따르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상품 운반선은 토요일 5척에 그쳤고 일요일에는 등록된 선박이 없었다. 이는 직전 주말의 31척과 비교되는 수준이다. 선박이 추적 송신기를 끌 수 있어 일부 이동은 기록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지만, 이번 둔화는 ADNOC 운영 선박에 대한 공격 이후 나타났으며 미국과 이란의 평화 협상도 교착 상태에 머문 상황에서 발생했다.

다만 시장 반응은 급격한 혼란보다는 제한적인 수준에 그쳤다. 대체 항로와 비공식 경로를 통해 일부 원유가 계속 이동할 수 있다는 기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통항 선박 수 감소는 원유 수송량이나 실제 공급 감소와 동일한 의미는 아니다.

미국 원유 재고 급증, 휘발유 재고는 감소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8월 7일 종료 주간 기준 임대 재고를 제외한 상업용 원유 재고가 4억2천440만 배럴로 전주보다 1천740만 배럴 증가했다고 추산했다. 원유 수입은 하루 733만9천 배럴로 늘었고, 수출은 하루 305만8천 배럴로 감소했다. 정유 투입량은 하루 1천717만9천 배럴로 소폭 증가했다.

휘발유 재고는 약 100만 배럴 감소했고 중간유분 재고는 거의 변동이 없었다. 이번 재고 증가는 주요 석유제품 전반의 재고 확대로 이어진 것이 아니라 원유에 집중됐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중국 정제 활동 둔화

중국의 최신 공식 에너지 통계도 정제 수요 약화 가능성을 시사한다. 6월 대형 산업기업의 원유 가공량은 전년 동월보다 17.7% 감소한 5천124만 톤으로 집계됐다. 중국 내 원유 생산량은 1천812만 톤으로 대체로 보합 수준이었으며, 전년 동월 대비로는 0.5% 줄었다.

전년 비교에는 당시의 기저 여건이 영향을 미쳤지만, 원유 가공량의 큰 폭 감소는 아시아 지역의 원유 도입 수요에 대한 우려를 강화한다.

국제유가 분석

단기적으로는 공급 제약이 우세

EIA의 8월 전망은 호르무즈 해협 원유 선적이 8월 내내 크게 제한된 상태를 유지하고, 9월부터 점진적으로 증가하는 경로를 전제로 한다. 이 경우 세계 석유 재고는 3분기에 하루 평균 380만 배럴 감소할 것으로 EIA는 예상했다.

EIA는 브렌트유 평균 가격이 3분기 배럴당 약 85달러를 기록한 뒤 4분기 약 78달러로 낮아지고, 해상 운송·생산·재고가 회복되면서 2027년 평균 69달러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현재 시장 시세가 아니라 특정 시나리오를 전제로 한 가격 전망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도 다른 추정치를 바탕으로 단기 수급이 부족하다는 비슷한 결론을 제시했다. IEA는 3분기 공급 전망을 하루 170만 배럴 낮췄고, 걸프 지역 생산량 가운데 하루 830만 배럴이 여전히 가동 중단 상태라고 추산했다. 이에 따라 3분기 시장 적자 규모는 하루 180만 배럴로 제시됐다. IEA는 7월 관측된 석유 재고도 6천900만 배럴 감소했다고 밝혔다.

두 기관의 공식 전망은 모두 단기 재고 감소를 예상하지만, 이는 걸프 지역 생산과 운송 차질이 계속된다는 조건에 달려 있다.

수요 위축 우려가 유가 상단 제한

유가를 지지하는 공급 충격 자체가 소비를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IEA는 2026년 세계 석유 수요가 하루 160만 배럴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7월 전망보다 하루 51만 배럴 더 큰 감소 폭이다. 다만 IEA는 2027년 수요가 하루 240만 배럴 반등하고, 공급 회복에 따라 2026년 말로 갈수록 시장이 다시 공급 과잉으로 전환될 것으로 내다봤다.

ING의 워런 패터슨과 에와 만테이 애널리스트는 최근 미국 상업용 원유 재고 증가를 약세 요인으로 평가하면서, 시장에 형성된 수요 증가 전망이 지나치게 낙관적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호르무즈 해협 차질이 재개될 경우 8월로 예상된 공급 회복이 지연될 수 있다고도 경고했다.

이는 현재 시장의 핵심 긴장을 보여준다. 수요 부진과 미국 원유 재고 증가는 유가의 일방적인 상승을 제약하지만, 운송 위험과 타이트한 석유제품 시장은 뚜렷한 약세 전환도 어렵게 만든다.

정제 및 석유제품 시장의 완충 역할

원유 공급 여건만으로 시장 압력을 판단하기는 어렵다. IEA는 7월 세계 정제 처리량이 하루 8천90만 배럴로, 전년 동월보다 거의 하루 500만 배럴 낮았다고 추산했다. 반면 대서양 분지의 석유제품 크랙과 정제마진은 사상 최고 수준에 도달했다.

미국의 최신 보고 주간 정제가동률은 96.2%로 높은 수준을 유지했고, 원유 재고가 급증한 가운데에서도 휘발유 재고는 감소했다. 이는 원유 병목이 완화되더라도 수송연료 시장의 압력이 곧바로 해소되지는 않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

원유 시장 주요 차트

미국 주간 석유 재고 증감

미국 상업용 원유·휘발유·중간유분 재고의 주간 증감

차트는 8월 7일 종료 주간의 전주 대비 재고 변화를 보여준다. 상업용 원유 재고는 1천742만3천 배럴 증가한 반면, 휘발유 재고는 96만8천 배럴 감소했고 중간유분 재고는 1만 배럴 줄었다. 이러한 차이는 해당 주간 무역 흐름의 영향을 일부 받은 원유 부문의 재고 축적을 가리키며, 주요 석유제품 전반의 재고 증가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출처: 미국 에너지정보청(EIA).

요약

국제유가는 호르무즈 해협의 극도로 부진한 통항, 걸프 지역의 지속적인 생산 차질, 3분기 재고 감소 전망에 지지받고 있다. 높은 정제가동률과 타이트한 석유제품 시장도 미국 원유 재고 증가에도 불구하고 가격 지지 요인으로 작용한다.

반대로 미국 원유 재고의 이례적인 급증, 중국 정제 처리량의 큰 폭 감소, IEA의 2026년 세계 석유 수요 감소 전망 하향은 유가 상승을 제한하는 요인이다. 시장의 가장 큰 쟁점은 현재 차질의 심각성 자체가 아니라, 차질이 얼마나 오래 지속되고 수요가 얼마나 빠르게 조정될지에 있다.

향후에는 호르무즈 해협 통과 선박 움직임, EIA가 가정한 9월 걸프 지역 선적 회복의 실제 여부, 8월 19일 예정된 EIA 주간 재고 발표, 미국 석유제품 재고의 타이트한 상태 지속 여부가 주요 확인 지표가 될 전망이다. 해협 통항이 지속적으로 정상화되면 시장의 초점은 수요 부진과 재고 재축적으로 빠르게 이동할 수 있다. 반대로 공격 재개나 추가적인 운송 지연이 나타날 경우 리스크 프리미엄은 유가에 계속 반영될 가능성이 있다.

참고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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