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홍해 공급 차질 우려에 국제유가 급등
홍해 유조선 공격과 12일 연속 이어진 미국의 대이란 공습으로 주요 원유 수송로의 공급 차질 우려가 커지면서 목요일 국제유가가 급등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6.78% 오른 배럴당 92.79달러에 마감했고, 브렌트유는 4.7% 상승한 배럴당 94.92달러를 기록했다. 시장의 관심은 미국의 기업활동 예비치와 주간 원유 시추기 수 발표로 옮겨가고 있다.
원유시장 개요
중동 분쟁 격화에 국제유가 급등
WTI는 장 초반부터 꾸준히 상승해 배럴당 90달러를 돌파했다. 장중 상승률은 최대 8%에 달했으며, 최종적으로 6.78% 오른 배럴당 92.79달러에 마감했다. 브렌트유는 4.7% 상승한 배럴당 94.92달러로 거래를 마쳤고, 9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은 배럴당 100달러를 웃돌며 마감했다.
이번 상승세는 홍해에서 발생한 유조선 공격과 미국의 지속적인 대이란 군사행동에 뒤따랐다. 미국은 공격 수위를 높이면서 B-1 폭격기를 투입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을 상대로 대규모 군사작전을 재개하는 방안을 ‘심각하게 검토하고 있다’며 결정이 임박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협상을 원하지만 아직 준비되지 않았고 충분한 피해를 입지 않았다고 말했다. 후티 반군이 선박을 다시 공격할 경우 미국은 이란에 책임을 묻겠다고도 경고했다.
외교적 움직임에서도 즉각적인 긴장 완화 조짐은 거의 나타나지 않았다. 이라크 총리는 이란 방문 중 이란을 위협하는 행동에 이라크 영토가 이용되는 것을 허용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미국은 사우디아라비아에도 아브라함 협정 가입을 압박하면서, 그렇지 않으면 핵 합의가 무효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호르무즈·홍해 운송 차질로 해운 리스크 확대
당면한 공급 우려는 호르무즈 해협과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통과하는 원유 흐름이 동시에 압박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두 통로 가운데 어느 한 곳이라도 통항이 제한되면 유조선 운송이 지연되고 보험료와 운임이 오를 수 있다. 근월물 현물 공급이 빠듯해지는 동시에 운송·제조 부문과 소비자의 에너지 비용도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
최근 호르무즈 해협의 선박 통항량은 4월과 5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일부 날짜에는 통항 선박 수가 한 자릿수까지 줄어 평소보다 약 90% 감소했다. 최근 6일간 이 해협을 통과한 액체 에너지 물량은 하루 200만 배럴 미만으로, 6월의 하루 600만 배럴 이상과 7월 초의 하루 1,000만 배럴 이상을 크게 밑돌았다.
사우디아라비아는 호르무즈 해협을 우회하기 위해 홍해 연안 얀부항의 출하량을 하루 약 450만 배럴로 늘렸다. 수에즈 운하를 통한 남향 물량까지 포함하면 현재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지나는 석유는 하루 약 700만 배럴에 이른다. 홍해의 안보 상황이 더 악화되면 더 많은 선박이 희망봉으로 우회할 수 있다. 이 경우 항해 기간과 연료 소비가 늘고 실질적인 유조선 공급능력이 줄어들며, 도착 지연과 운임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
호르무즈 해협을 우회하기 위한 역내 송유관 사업도 속도를 내고 있지만, 기존 시설과 계획된 시설의 총수송능력은 하루 약 1,100만 배럴을 넘지 않는다. 이는 평소 해협을 통과하는 하루 1,900만~2,000만 배럴을 대체하기에는 여전히 부족한 규모이다.
CPC 차질과 빠듯한 연료시장도 공급 압박 가중
중동 이외 지역에서도 공급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 카자흐스탄의 CPC 블렌드 수출량은 하루 평균 약 170만 배럴로, 유럽연합(EU) 원유 수입의 약 15%를 차지한다. 그러나 러시아·우크라이나 간 드론 분쟁과 관련한 안보 우려로 선주들이 러시아 노보로시스크항 기항을 꺼리면서 수출 흐름에 차질이 발생했다. 선적은 정체됐고 대체 운송로로는 부족분을 메울 수 없는 상황이다.
상류 부문의 생산도 영향을 받았다. 텡기즈 유전 생산량은 거의 절반으로 감소했으며, 카자흐스탄 전체 생산량은 7월 22일 기준 하루 207만 배럴에서 163만 배럴로 줄었다. 이에 따라 지중해산 원유의 가격 차이는 확대됐지만, 카자흐스탄은 영향을 받은 물량을 수출할 수 없어 가격 상승의 혜택을 누리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빠듯한 석유제품 시장도 원유 가격을 추가로 지지하고 있다. 미국의 3:2:1 크랙스프레드(정제마진)는 7월 22일 배럴당 70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후 소폭 하락했지만 여전히 역사적 고점 부근에 머물렀다. 미국자동차협회(AAA) 자료에 따르면 미국 경유 가격은 7월 23일 기준 갤런당 5.209달러까지 상승했다. 이들 지표는 원유와 석유제품 시장이 모두 빠듯하며, 정유공장도 이미 물리적 가동 한계에 근접했음을 보여준다.
OPEC+의 증산 가능성은 유가 상승을 일부 상쇄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소식통에 따르면 OPEC+는 8월 2일 회의에서 9월 생산 쿼터를 하루 약 18만8,000배럴 확대하기로 결정할 가능성이 있다. EU 대표들은 러시아를 겨냥한 제21차 제재 패키지에 따라 원유 가격 상한을 12개월간 변경하지 않기로 합의했다.
미국 PMI와 시추기 수가 다음 촉매
미국은 한국시간 7월 24일 22시 45분(7월 24일 오전 9시 45분 ET)에 7월 S&P글로벌 제조업 및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예비치를 발표할 예정이다. 7월 24일까지 한 주간의 미국 원유 시추기 수는 한국시간 7월 25일 02시(7월 24일 오후 1시 ET)에 공개될 예정이다.
원유시장 전망: 글로벌 시장 견해
이 절에서는 글로벌 금융기관과 시장 참가자들이 제시한 원유시장 관련 주요 견해를 살펴본다. 각 견해는 공개된 정보를 바탕으로 RYOEX 리서치팀이 요약하고 재구성했다. 특정 기관이나 개인에 대한 언급은 해당 기관 또는 개인이 RYOEX나 RYOEX의 견해를 지지한다는 의미가 아니다.
Christopher Lewis | 과매수보다 공급 차질 위험이 우위
애널리스트 Christopher Lewis는 중동 분쟁이 진정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으며, 상황이 지속되는 한 유가가 추가로 급등할 위험이 남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원유시장이 새로운 상황 전개 하나하나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으며, 최근 나온 소식 대부분이 평화 가능성을 거의 보여주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은 여전히 시장의 최대 관심사라고 설명했다.
Lewis는 브렌트유가 심리적으로 중요한 배럴당 100달러선에 빠르게 접근하고 있다고 말했다. 옵션 장벽과 시장 심리, 과거 주요 지지·저항선으로 작용한 가격대라는 점이 매도 압력을 유발할 수 있어 가격 조정 과정에서 소폭 되돌림이 나타나더라도 놀랍지 않다고 분석했다.
시장이 이미 과매수 상태이지만, 원유 공급이 광범위하게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있는 상황에서는 과매수 신호의 중요성이 상대적으로 낮다고 Lewis는 말했다. 과매수 시장이 더 과매수 상태로 진입할 수 있으며, 분쟁이 완화되지 않는다면 단기 조정은 잠재적인 매수 기회로 폭넓게 인식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그의 견해로는 현재 시장이 공급 부족에 대한 기대를 반영하고 있다.
Zaye Capital Markets | 수요 아닌 지정학적 프리미엄이 상승 주도
Zaye Capital Markets의 최고투자책임자(CIO) Naeem Aslam은 최근 유가 상승이 세계 연료 소비의 갑작스러운 개선보다는 지정학적 공급 프리미엄 확대에 주로 영향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란 핵시설에 대한 공격 가능성을 언급한 트럼프 대통령의 경고, 미국의 지속적인 군사 개입, 홍해 운송 차질 이후 보복 가능성, 추가적인 대이란 행동에 대한 전망이 호르무즈 해협과 바브엘만데브 해협의 원유 수송이 동시에 압박받을 수 있다는 우려를 키웠다고 분석했다.
Aslam은 군사적 긴장 고조로 수출이나 해상 운송로에 실질적인 차질이 발생할 경우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향해 계속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반대로 협상 조짐이나 이란의 생산 지속, 해상 안보 개선, 세계 수요 약화가 나타나면 지정학적 프리미엄의 일부가 사라지면서 유가가 하락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현재의 가격 강세는 군사활동과 외교, 유조선 움직임의 변화에 매우 민감한 상태라고 평가했다.
그는 OPEC의 최신 전망을 분쟁 주도의 상승세를 제약하는 약세 요인으로 지목했다. OPEC은 2026년 세계 석유 수요 증가율 전망치를 하루 약 78만 배럴로 하향 조정했으며, 감산에 참여한 산유국들은 생산량을 하루 18만8,000배럴 늘릴 계획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6월 세계 공급량이 하루 410만 배럴 반등한 9,880만 배럴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다만 생산량은 여전히 분쟁 이전 수준보다 하루 약 940만 배럴 적었다.
HSBC | 호르무즈 통항 감소로 브렌트유 전망의 상방 위험 확대
HSBC의 글로벌 석유·가스 부문 수석 애널리스트 Kim Fustier는 6월 중순 미국과 이란의 양해각서 체결 이후 나타난 짧은 평온이 끝나면서 원유시장이 다시 회복력을 시험받게 됐다고 말했다. 브렌트유는 수주 전 배럴당 70달러에 근접할 정도로 하락한 뒤 다시 90달러를 넘어섰다.
7월 7~8일 이후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을 공격하자 미국이 보복 공습에 나섰고, 휴전 합의는 점차 약화됐다. Fustier는 누가 해협 통항을 관리할 것인지, 8월 중순 종료되는 60일간의 협상 시한 안에 예측 가능한 운송 여건을 회복할 수 있을지가 핵심 문제라고 말했다.
HSBC는 후티 반군이 사우디아라비아의 홍해 원유 수출을 봉쇄할 것이라는 위협이 과장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바브엘만데브 해협이 압박받더라도 일부 원유는 여유 수송능력이 남아 있는 수에즈 운하와 수메드(SUMED) 송유관을 통해 북쪽으로 이동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이 경우 아시아까지의 항해 거리가 길어지고 선박 간 환적과 소형 유조선 활용이 늘어나는 동시에 운임도 상승할 수 있다.
HSBC는 외교적 해법으로 정상적인 통항을 회복하지 못할 경우 유가와 자사의 브렌트유 전망 모두 뚜렷한 상방 위험에 직면할 것이라고 밝혔다.
Standard Chartered | 두 핵심 해협의 동시 위험이 실제 감산으로 이어질 가능성
Standard Chartered의 에너지 리서치 책임자 Emily Ashford는 중동 원유 해상운송 리스크가 호르무즈 해협에 집중된 단일 문제에서 호르무즈 해협과 바브엘만데브 해협이 모두 관련된 이중 요충지 위협으로 확대됐다고 말했다.
후티 반군이 사우디아라비아와 연계된 선박의 바브엘만데브 해협 통과를 막겠다고 위협하면서 사우디아라비아의 주요 동향 및 서향 수출로가 모두 영향을 받을 수 있게 됐다. 홍해와 수에즈 운하, 수메드 송유관은 유럽과 아시아를 연결하는 최단 해상 운송로를 구성하기 때문에 파장은 사우디아라비아의 수출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원유를 가득 실은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은 수에즈 운하를 직접 통과할 수 없다. 일반적으로 화물을 수에즈막스급 유조선으로 옮겨 싣거나 이집트 아인소크나에서 하역한 뒤 수메드 송유관으로 운송해야 한다. Ashford는 해상운송 리스크가 지속되는 한 원유 운송비도 계속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수출능력이 심각하게 제한될 경우 사우디아라비아가 결국 다시 감산에 나서면서 해운 차질이 실제 공급 감소로 전환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원유시장 주요 차트
이 절에서는 수급 여건과 시장 심리의 변화를 중심으로 최근 원유시장 움직임을 설명하는 주요 차트를 살펴본다. 차트와 데이터는 제3자 정보를 기반으로 하며 RYOEX의 견해를 나타내거나 향후 가격 움직임을 시사하지 않는다. 시장이 갑작스럽게 급변할 위험이 있는 만큼 적절한 리스크 관리가 중요하다.
브렌트유 선물·현물 스프레드, 전쟁 발발 이후 최고
목요일 미국 거래시간에 브렌트유 선물은 빠르게 상승해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했다. 동시에 브렌트유 선물·현물 스프레드도 확대돼 미국·이란 전쟁 발발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이는 현재 시장의 수급 긴축 정도가 5월 수준을 넘어섰음을 보여준다.
선적 차질 심화로 CPC 블렌드 수출 감소
CPC 블렌드 수출량은 하루 평균 약 170만 배럴로 EU 원유 수입의 약 15%를 차지한다. 노보로시스크항의 안보 위험으로 선주들이 기항을 꺼리면서 선적이 정체됐으며, 대체 수출로도 부족분을 상쇄하지 못하고 있다. 카자흐스탄의 생산량은 7월 22일까지 하루 207만 배럴에서 163만 배럴로 감소했고, 텡기즈 유전 생산량은 거의 절반으로 줄었다.
미국 3:2:1 크랙스프레드, 사상 최고치 기록
미국의 3:2:1 크랙스프레드는 7월 22일 배럴당 70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후 소폭 낮아졌지만 여전히 역사적 고점 부근에 머물렀다. 이는 정유공장이 이미 물리적 가동 한계에 근접한 가운데 수급 긴축이 원유를 넘어 석유제품으로 확산됐음을 시사한다.
미국 경유 가격 급등
AAA 자료에 따르면 미국 경유 가격은 7월 23일 기준 갤런당 5.209달러까지 상승했다. 크랙스프레드가 높은 수준을 지속하는 것은 석유제품이 시장 상승을 주도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정유 부문의 병목현상이 완화되지 않는다면 경유 가격과 크랙스프레드는 높은 수준을 유지할 수 있으며, 높은 정제마진과 연료 비용을 통해 원유 가격을 계속 지지할 가능성이 있다.
요약
홍해 공격과 미국의 지속적인 대이란 군사행동, 호르무즈 해협 통항 급감으로 중동의 주요 해상 요충지 두 곳에서 동시에 차질이 발생할 위험이 커지면서 국제유가가 급등했다. CPC 수출 감소와 미국 정제마진의 사상 최고치도 공급 압박을 가중했다. 반면 OPEC+의 증산 가능성과 수요 증가율 전망 약화는 유가 상승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다음 주요 변수는 한국시간 7월 24일 22시 45분(7월 24일 오전 9시 45분 ET)에 발표되는 미국 제조업·서비스업 PMI 예비치와 한국시간 7월 25일 02시(7월 24일 오후 1시 ET)에 공개되는 주간 원유 시추기 수이다. 해상 운송 여건과 외교적 움직임, 8월 2일 OPEC+ 회의도 전반적인 시장 전망을 좌우할 핵심 요인으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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